미우는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온 힘을 똥꼬에 집중한다. 밖으로 나오고 싶어 안달 난 방귀 때문에 몸을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다. 교실에서 방귀를 뀌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미우는 효찬이가 자꾸 말을 시켜서 자기도 모르게 짜증을 낸다. 그때 ‘뿌웅, 부르릉 부르릉 뿡뿡!’ 천둥 같은 미우의 방귀 소리가 교실에 울린다. 모두의 눈이 미우를 향하고, 미우는 홍당무처럼 빨개진 얼굴로 얼음처럼 굳는다. 집으로 돌아온 미우는 반 친구들이 자신을 보고 방귀쟁이라고 놀릴 것만 같아서 창피해 견딜 수가 없다. 세계 여행을 다니는 삼촌이 집에 찾아오자, 미우는 삼촌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삼촌은 다시 여행을 떠나기 전 미우에게 황금색 지우개와 하트 스티커로 봉해진 분홍색 편지 봉투를 준다. 삼촌의 말에 의하면 황금색 지우개는 사람들의 기억을 지워 주는 지우개이다. 노트에 이름을 쓰고 지우개로 지우면, 노트에 이름이 적힌 사람은 미우가 잊어 주기를 바라는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분홍색 봉투는 지우개가 고장 났을 때 열어 보라고 하는데…….
“무시하냐고?”
효찬이가 아까보다 큰 소리로 따졌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효찬이는 진짜 화가 난 듯했다.
“무시하는 게 아니라고!”
미우가 자기도 모르게 짜증을 냈다.
그때였다.
- 뿌웅, 부르릉 부르릉 뿡뿡!
별안간 천둥 같은 소리가 울리면서 미우의 똥꼬가 확 열려 버렸다. 지독한 냄새를 품은 방귀들은 앞을 다투어 날아다녔고 미우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일은 벌어졌고 돌이킬 수 없었다. 미우는 홍당무처럼 빨개진 얼굴로 얼음처럼 굳었다.
알림장을 쓰던 친구들은 연필을 든 채 고개를 들었고, 책상을 정리하던 선생님은 책을 든 채 그대로 멈췄다. 얼굴을 찌푸린 효찬이는 손으로 코를 막았고, 뒤에 앉은 휘율이는 놀라서 벌떡 일어섰다.
- 본문 14~15쪽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