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는 시험 날이면 징크스 때문에 예민해진다. 원희의 징크스는 시험 보는 날에 반드시 분홍색 연필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시험 날, 원희는 챙겨 왔다고 생각했던 분홍색 연필이 보이지 않아서 안절부절못하다가 결국 시험을 망친다. 원희네 반에는 야구 선수가 꿈인 진호가 있다. 진호는 유명 야구 선수들의 징크스를 줄줄 외는데, 유명 선수가 되기 위해서 그 징크스들을 따라 한다. 원희와 진호는 온갖 징크스에 매달려 있다 보니 징크스 때문에 아이들에게 짜증도 낸다. 원희네 4반 아이들은 체육 대회를 앞두고 열심히 연습을 한다. 그런데 원희와 진호가 체육 대회가 하필 4일이라며, 4일에 꼭 운이 안 좋았다고 이야기한다. 둘은 4반인데다 4일이어서 체육 대회를 망칠 것 같다고 걱정한다. 체육 대회 날, 4반 아이들은 징크스 때문에 마음이 불안하다. 오전 경기에서 모두 지고 만 아이들은 징크스 탓을 하게 되고 오후 경기에서 이길 자신이 없다. 점심시간에도 아이들이 힘없이 늘어지자, 시후가 벌떡 일어나 ‘징크스를 없애는 징크스’가 있다고 말하는데…….
“앗! 4일!”
원희와 진호가 동시에 소리쳤어요. 아이들은 영문을 모른 채 눈만 꿈벅꿈벅하며 둘을 번갈아 바라보았어요.
“날짜에 4가 들어갔으니 분명히 운이 안 좋을 거야!”
“맞아. 4는 불안해!”
원희와 진호의 말에 아이들은 코웃음을 치거나 목청을 보이며 깔깔 웃었어요.
“야구에서는 4번 타자가 제일 좋은데 왜 4가 불안해?”
“4가 안 좋으면 너만 안 좋거나 우리 학교 모두에게 안 좋지, 우리 반이 안 좋겠냐?”
그러나 원희와 진호의 근심어린 얼굴은 좀처럼 펴지지 않았어요.
“우리는 4반이잖아. 4반인데다 4일에 체육 대회를 하니 4가 두 번이나 겹친다고.”
원희가 하도 심각하게 말을 하니, 아이들도 더 웃지 못하고 들을 수밖에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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