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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다저랬다 흥칫뿡!

이랬다저랬다 자꾸 변덕 부리는 우리 엄마 마음 좀 붙잡아 주세요!
대상
아동
발간
2017년
필자
양혜원 글 / 주미 그림
사양
64쪽 / 190ⅹ260(mm) / 소프트커버 / 2017년 6월 28일 출간 / ISBN 978-89-283-1579-6
정가
8,500원(씽) (10% 할인 → 7700원(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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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포인트》
     · 초등 교과 연계
    1~2학년군 국어③-나 10. 다른 사람을 생각해요
    3~4학년군 국어 활동①-나 8. 마음을 전해요
     · 조건이나 환경보다 사람됨을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를 길러 줍니다.
     · 다양성을 인정하고 어울려 살아가는 재미를 알게 합니다.

본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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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에 불쌍한 사람이 나오면 눈물짓고, 아프리카 어린이를 후원하겠다고 작아진 옷을 세탁해 보내는 등 은기 엄마는 잔정이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단지 내 아파트 미분양 50여 채를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게 임대한다는 소식에 집값 떨어진다며 흥분하지요. 
아무래도 내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남을 돕는 건 어려운가 봅니다. 
은기가 동생이랑 다툴 땐 다 큰 애가 동생 하나 돌보지 못한다고 나무라면서 은기가 여자 친구 이야기를 하면 쪼끄만 게 벌써부터 이성 친구 찾는다고 난리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날 은기가 두 친구를 집에 데려왔는데, 엄마가 친구 둘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습니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얼마 전 아파트에 이사 온 지음이에게는 어딘가 모르게 냉랭했지요. 
주말에 식당에 갔을 때도 평소 누군가에게 무릎 꿇는 일은 없어야 한다던 엄마가 식당 직원이 무릎 꿇고 주문받는 건 당연히 여깁니다. 
우연히 식당에서 지음이네를 마주쳤을 때도 은기 엄마와 지음이 엄마는 식당 직원의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달랐고, 은기 엄마는 지음이 엄마가 잘난 척한다고 흉을 봅니다. 
그런데 미국에 계신 은기 할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부모님은 은기를 데려가자니 학교랑 학원이 걱정이고, 그렇다고 두고 가자니 맡길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구릅니다. 
이때 지음이네서 선뜻 은기를 돌봐 주겠다고 나섰습니다. 
멋쩍게 지음이네를 찾아간 은기 엄마는 지음이 엄마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지음이네의 안타까운 사연도 듣고 지음이 엄마의 사람됨을 느낍니다. 
집으로 오는 길, 엄마가 은기에게 슬쩍 말을 겁니다. 
지음이한테 잘해 주지도 못했는데 미안하고 고맙다, 잘 알지도 못하고 지음이랑 놀지 말라고 해서 미안하다고. 
잔소리도 엄청 하고, 가끔 소리도 지르는 엄마지만 잘못을 돌아보고 인정할 줄 아는 엄마라서 은기는 엄마가 참 좋습니다.


“와, 30년이나! 그럼 뭐 평생을 해 온 일이네. 몸도 불편한 사람이. 훌륭하다, 훌륭해!”
조용하던 아빠가 갑자기 큰 소리로 말했어요. 아빠는 화면을 뚫어져라 보면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어요. 이번엔 다리가 불편한 아저씨가 폐지를 팔아 할머니 집에 쌀과 연탄을 사 드리는 장면이 나왔거든요. 정작 아저씨 옷은 얇고 허름하면서요.
“사람은 모름지기 저렇게 배려하고 나눌 줄 알아야 하는 거야. 은기야, 잘 봐라. 알았지?”
“네.”
난 아빠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건성으로 대답했어요. 세울이랑 채팅 중인 대화 창에 글을 쓴 지 삼십 분은 지났을 거예요. 슬슬 애가 타기 시작했어요. 아빠 얘기가 귀에 들어올 리 없죠.
“아유, 우리 은기가 얼마나 착하고 인정이 많은데. 당신이 몰라서 그래. 너무 인정이 많아서 탈이라면 탈이지. 그렇지, 은기야?”
엄마가 내 뒤통수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호호댔어요. 자기 자식은 다 예쁘다는 고슴도치 엄마니까 이해해요. 그런데 아빠한테도 내 자랑을 하네요. 난 아빠 자식이기도 한데 말이죠.
“근데, 넌 도대체 누구랑 그렇게 채팅을 해 대니? 가족이 모여서 오순도순 텔레비전 보는데 그놈의 휴대폰 좀 치우면 안 돼?”
엄마 목소리가 금세 사납게 변했어요. 부드럽던 손길도 거칠게 바뀌어 내 휴대폰을 잽싸게 채 갔죠. 
“엄마, 왜 그래? 빨리 주세요.”
“누구랑 하는데?”
“세울이. 내가 좋아하는 애란 말이에요. 조금 있으면 여자 친구가 될 거고요.”
난 입을 오리 주둥이처럼 쭉 내밀었어요.
“쪼끄만 게 무슨 여자 친구야, 여자 친구는!”
“치, 은서랑 싸울 땐 다 컸다고 하더니. 빨리 주세요.”
“그거랑 그게 같아? 삼 학년짜리가 여자 친구가 왜 필요해?”
“필요한 건가? 좋아하는 거지!”
입으론 불퉁대면서도 머릿속엔 세울이가 떠올라 히쭉 웃음이 났어요.

- 본문 6~9쪽 중에서 -

 

작가 소개

글|양혜원
1990년 문학과 비평에 시를 발표하며 작가가 되었습니다. 시가 좋아 평생 시만 쓰며 살 줄 알았는데, 두 딸을 키우며 동화를 쓰기 시작했지요. 어린 딸들이 자연에서 뛰놀며 날마다 빚어내는 신비한 말과 몸짓들을 재료 삼아 『꼴찌로 태어난 토마토』를 썼고, 이 작품으로 제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딸들이 다 커서 동네 꼬마들을 따라다니며 함께 놀자고 귀찮게 하고 있습니다. 쓴 책으로 『엄마의 노란 수첩』, 『맨날 맨날 화가 나!』, 『오늘 미세먼지 매우 나쁨』, 『아빠는 내 마음을 알까?』, 『여우골에 이사 왔어요』, 『뚱보라도 괜찮아』 등이 있습니다.
그림|주미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한 뒤 어린이 책에 그림 그리는 일을 꾸준히 해 왔습니다. 익살스럽고 재미있는 일러스트로 어린이의 마음을 표현하고, 어른도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합니다. 고양이 세 마리와 함께 살며 느끼는 행복, 원고를 읽으며 떠오르는 즐거운 긴장감을 그림에 녹여낼 때 늘 설렙니다. 그린 책으로는 『짜장면 배달 왔어요!』, 『책상 속에 괴물이 산다』, 『말로만 사과쟁이』, 『우정 계약서』, 『선생님 바꿔 주세요』, 『신통방통 독서감상문 쓰기』, 『속담왕 대 사자성어의 달인』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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