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표는 교무실에서 근사한 축구 유니폼을 입은 여자아이를 보게 되는데, 선생님이 부르는 그 아이의 이름을 듣고 깜짝 놀란다. 그 아이의 이름이 축구 선수 박지상과 같기 때문이다. 승표는 동네에서 아이들과 축구팀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데, 다음 달에 있을 옆 동네 아이들과의 시합에서 공격을 전담할 친구가 필요하다. 그런데 때마침 축구를 잘할 것 같은 아이가 전학을 온 것이 행운 같다. 승표는 쉬는 시간에 광호네 반에서 지상이를 발견하고 만세를 부른다. 승표가 지상이에게 다가가 말을 걸려는데, 광호가 승표를 끌고 교실 밖으로 나간다. 광호는 자기가 다니고 싶어 하는 축구 클럽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지상이가 괜히 못마땅하다. 지상이는 이사 온 동네와 전학 온 학교가 마음에 들었지만, 다니던 축구 클럽이 멀어져 더 이상 다닐 수 없게 된 점이 아쉽다. 가까운 곳에 있는 축구 클럽을 알아보지만 거기에 자리가 없다는 소식을 듣고 실망한다. 지상이는 속상한 마음에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공터에서 광호와 몇 명의 아이들이 축구를 하는 모습을 본다. 지상이가 같이 축구를 하고 싶다고 하자 광호는 쌀쌀맞게 안 된다고 말하는데…….

“이름이 박지상이야? 아주 근사한 이름이네. 지상이, 축구 좋아하니?”
선생님의 질문에 전학 온 아이가 활짝 웃었어요.
“네, 저 축구 엄청 좋아해요. 축구 선수가 꿈이에요.”
그 아이가 씩씩하게 대답했어요.
아이의 이름을 들은 승표는 너무 놀라 소리를 지를 뻔했어요. 우리나라에서, 아니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 선수 박지상! 그 선수와 이름이 똑같았으니까요.
“자, 그럼 지상이가 생활할 반으로 함께 가 보자. 3학년 교실은 3층에 있단다. 선생님이 안내해 줄게.”
선생님과 지상이가 교무실을 나설 때까지 승표는 마법에라도 걸린 듯 멈춰 서서 지상이를 바라봤어요. 지상이의 유니폼 뒤에는 박지상이라고 새겨져 있었어요.
“축구 선수가 꿈이라는 걸 보니 축구를 잘할 거야. 분명해.”
승표의 심장이 아까보다 더 빨리 뛰었어요. 진짜 박지상 선수가 학교에 온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설레고 기분이 좋을까요? 승표는 왠지 모르게 자신의 일상에 큰 변화가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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