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단원 평가 시험 날, 얼이는 짝꿍 기혁이의 시험지를 훔쳐봤다는 의심을 받지만, 기혁이는 얼이가 그런 아이가 아니라며 얼이의 편을 들어 준다. 그때 얼이 눈에 더운 날씨에 긴팔과 목까지 올라오는 옷을 입은 기혁이의 모습이 들어온다. 기혁이는 다음 날도 긴팔 옷을 입고 학교에 온다. 얼이는 자신을 믿어 준 기혁이에게 과자를 주지만 기혁이는 사정이 있다고 말하며 과자를 먹지 않는다. 기혁이가 옷소매를 약간 올리는 순간 성완이가 소리치며 기혁이를 놀린다. 다음 날, 기혁이와 친해지고 싶은 얼이는 기혁이처럼 긴팔 옷을 입고 학교에 와서 기혁이가 어떨지 체험해 본다고 한다. 그러자 기혁이는 아토피 때문에 온통 부스럼투성이인 자신의 팔을 얼이에게 보여 준다. 성완이는 기혁이를 또 놀리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기혁이를 위로한다. 소라는 자기 동생도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다며 성완이를 나무라고, 그런 소라의 모습을 기혁이는 넋을 잃은 채 바라본다. 소라를 좋아하는 얼이는 골치가 아파온다. 어느 날 기혁이는 『친구 부자』라는 책을 얼이에게 선물로 주고, 꿈이 친구 부자였던 얼이는 책 제목을 보고 깜짝 놀라는데……ㆍ

“내가 준 과자가 시시하니?”
내 말에 기혁이는 잠시 얼굴이 어두워졌다.
“아냐, 과자 고마워. 나도 먹고 싶은데 사정이 있어서.”
기혁이는 긴 옷소매를 조금 올리려다 망설이더니 말했다.
“얼이 네가 보면 징그럽다고 할 수도 있는데…….”
기혁이가 옷소매를 약간 올리는 순간이었다.
성완이가 냅다 소리를 질렀다.
“으악! 기혁이는 괴물이다! 기혁이 팔을 접수하라!”
성완이 말에 남자아이들 몇 명이 벌떡 일어서더니 기혁이 쪽으로 다가왔다.
“괴물? 기혁이가 괴물이라고?”
공기놀이를 하고 있던 여자아이들 몇 명은 아예 눈까지 감으며 소리쳤다.
“우리 반에 괴물이 있다고? 꺅,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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