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겸이는 운동에도 놀이에도 늘 서투르다. 어느 날, 아이들이 축구에 끼워 주지 않아 집에서 게임기로 축구를 즐기던 승겸이는 엄마의 잔소리에 못 이겨 도서관으로 향한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 속에서 팔뚝에 붙이면 자신과 겨루는 모든 상대를 이길 수 있다는 무적 판박이를 발견한다. 하지만 일주일이 되기 전에 팔뚝에 붙인 판박이를 지우지 않으면 문신처럼 피부에 스며든다는 주의 사항이 있다. 다음 날 학교에서 민속놀이 한마당이 열리고, 오전 내내 친구들과 겨뤄야 하는 승겸이는 판박이를 팔뚝에 붙인다. 승겸이는 무적 판박이의 힘으로 팔씨름 경기에서 우승하고, 참가하는 놀이마다 친구들을 다 이긴다. 무적 판박이를 붙인 지 사흘째 되는 날, 승겸이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동훈이와의 지우개 싸움에서 이긴다. 다른 친구들도 딱지치기, 공기놀이, 보드게임 등 여러 시합을 걸어오며 승겸이와 대결을 펼치지만, 모두 승겸이가 이긴다. 그러자 무적 승겸이에 대한 소문이 학교 전체에 퍼지는데…….

승겸이가 책을 덮는 순간, 사진 속 인디언 아저씨의 눈썹이 움찔했어요. 승겸이 팔뚝에 오스스 소름이 돋았어요. 승겸이는 책을 바닥에 휙 던졌어요. 그때 책 사이에서 뭔가 툭 떨어졌어요.
‘이게 뭐지?’
승겸이가 바닥에 떨어진 걸 주워 들었어요.
부록 - 무적 판박이, 무적의 힘을 경험하세요!
얇은 투명 비닐 안에 검은색 독수리 판박이가 들어 있었어요. 좀 전에 책에서 본 인디언 아저씨 팔뚝에 있던 바로 그 무늬였어요. 승겸이는 책을 다시 집어 표지 곳곳을 살펴봤어요. 어디에도 판박이 얘기는 없었어요. 부록이라면 표지 잘 보이는 곳에 큼지막하게 부록 소개를 써 놨을 텐데 말이에요.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까지만 해도 분명 없었거든요.
승겸이는 별거 아니라는 듯 판박이를 책상 서랍에 넣었어요. 이 판박이 덕에 무적 승겸이가 될 거라는 건 까맣게 모르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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