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토끼 한 마리가 통나무를 쌓고, ‘토토의 쿡! 쿡! 요리 교실’이라는 간판을 걸자 가게 공사가 완성된다. 토토는 이 가게의 주인인 토끼의 이름이다. 완성된 가게를 바라보는 토토의 가슴은 콩닥거린다. 먹는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며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곧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가게를 연 첫날, 첫 번째 손님으로 까만 턱시도 차림을 한 고양이가 찾아온다. 그 고양이는 고마운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요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토토에게 말한다. 얼마 전까지 추위와 배고픔에 떨며 지내던 이 턱시도 고양이에게는 고마운 존재가 한 명 있다. 바로 용돈을 모아 참치 캔을 사서 물과 함께 매일매일 턱시도 고양이에게 건네주던 태현이다. 그런데 태현이가 멀리 이사를 가게 되자, 턱시도 고양이는 태현이에게 마지막으로 맛있는 쿠키를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이다. 토토는 쿠키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태현이에게 쿠키를 전해 주는 것까지 턱시도 고양이와 함께한다. 쿠키 선물을 마친 후, 고맙다고 인사하며 떠나는 턱시도 고양이를 배웅하며 토토는 큰 행복을 느낀다. 두 번째 손님을 기다리며 길을 가던 중 토토는 우연히 혁이라는 아이가 아빠와 한 약속을 듣게 된다. 내일 혁이가 자신의 생일 기념으로 아빠와 놀이동산에 가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늦은 저녁 무렵, 토토에게 두 번째 손님의 전화가 걸려 오는데…….

“야옹.”
어디선가 울음소리가 들렸어. 토토는 주변을 살펴보았지. 노란 가로등 밑 수풀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보이지 뭐야. 까만 턱시도 무늬를 가진 고양이였어.
고양이는 발레를 하듯 사뿐사뿐 걸어왔어.
“저도 요리를 할 수 있을까요?”
“그럼요! 들어오세요.”
토토가 고양이를 가게로 안내했어. 고양이는 얼굴과 다리를 깨끗이 핥더니 두 발로 서서 가게로 들어갔어. 밝은 곳에서 본 고양이는 조금 남루해 보였어. 길에서 오랜 시간 생활한 것 같았지.
“따뜻한 차 한 잔 마셔요.”
토토는 고양이에게 국화차를 건넸어. 노란 국화가 찻잔 속에서 오므렸던 꽃잎을 사르르 펼쳤지. 고양이는 향기를 한 번 쓱 맡은 후, 차를 들이켰어. 그제야 지친 기색이 조금씩 엷어졌어.
“어떤 요리를 하고 싶으세요?”
토토가 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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