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나나핫도그 ★
엄마가 배달을 하러 간 사이, 가게를 보고 있던 송이의 눈에 새로 나온 바나나핫도그가 들어온다. 가게에 두 개 있던 바나나핫도그 중 한 개가 팔리자 송이는 남은 하나가 팔리기 전에 바나나핫도그를 몰래 먹고 노란 봉지를 쓰레기통 맨 밑에 숨긴다. 잠시 뒤 엄마가 가게로 돌아오고, 곧이어 같은 반 민호가 할머니와 함께 가게로 들어온다. 서울에서 전학 온 민호는 송이네 가게가 작다면서 몹시 깔보는 아이인데, 오늘도 송이네 가게를 무시하는 말투로 바나나핫도그를 찾자 엄마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바나나핫도그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바나나핫도그를 몰래 먹은 송이는 손님이 모두 사 갔다고 거짓말을 한다.
★ 짝꿍바 먹는 방법 ★
한 학기 동안 할머니 집에서 지내게 된 민호는 미국에서 엄마가 보내 준 과자를 들고 학교에 간다. 같은 반 송이는 요 며칠 민호만 보면 뾰로통하게 군다. 한편 과자를 궁금해하는 친구들에게 나사에서만 파는 우주인 아이스크림이라고 자랑한 민호는 혼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아이들에게 미움을 받는다. 다음 날, 우주인 아이스크림 때문에 진웅이와 다투게 된 민호는 진웅이 편만 드는 친구들과 자기만 꾸짖는 선생님 때문에 속상해한다. 그때 송이가 나서서 진웅이가 먼저 민호를 놀렸다고 말한다.

“바나나핫도그? 그거 있지! 내가 어제 딱 세 봉지 들여놨거든.”
엄마가 콧대를 세우며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어요.
“정말요?”
뚱하니 내리깔고 있던 민호 두 눈이 둥그레졌어요.
“어제 하나 팔고, 두 개 남았어. 가만있어 봐.”
엄마가 생글거리며 과자 진열대를 돌아보았어요. 하지만 엄마 눈에 바나나핫도그가 들어올 리가 없었지요.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는 엄마를 보며 송이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어요. 아까 바나나핫도그를 몰래 먹으려던 그 순간처럼 말이에요. 아니, 그때보다 가슴이 더 세게 쿵덕거렸어요.
“송이야, 바나나핫도그가 왜 안 보이지?”
엄마는 여전히 눈으로 바나나핫도그를 찾으며 송이에게 물었어요. 긴장한 송이 어깨가 잔뜩 움츠러들었어요. 스마일콘을 쥔 손에는 힘이 더 들어갔고요.
“혹시, 송이가…….”
엄마가 송이를 돌아보았어요. 송이는 그만 숨이 멎을 것 같았어요.
“다 팔았어?”
엄마 말에 송이는 ‘후유’하는 한숨과 함께 얼른 고개를 끄덕였어요.
“아까…… 어떤 언니가…… 오이처럼 얼굴이 긴 언니가…… 돈이 없다고 한 개, 아니 두 개 다 사갔어.”
송이는 숨 가쁘게 말을 늘어놓았어요.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를 지경이었어요.
- 본문 21~22쪽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