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어렸을 때는.."
이런 이야기가 시작되면 울 아이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본다.
내가 울 엄마나 할머니에게 소녀시절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처럼 아이들도 내가
처음부터 엄마였던 걸로 생각되나보다. 그런 아이들의 기대를 뒤로하고 어렸을 적 실수한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으면 대단한 일도 아닌데 아이들은 마냥 신나한다. 물론 그 주저리에는 엄마 위신에 금이 갈만한 이야기는 쏙 빠졌다는 것도 모르고 말이다.
연서와 연서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가끔 저도 친정집에서 예전에 쓰던 물건을 발견할 때가 있답니다. 그 땐 보물이었는데, 지금은 고물상 아저씨도 "훠이~"하는 물건이 되었죠. 하지만 물건을 꺼내며 시작되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겐 그 어떤 옛날 이야기보다도 더 재미있나봅니다. 연서 엄마에게 있는 샤프와 친한 친구사이에 있었던 일을 연서에게 전해줄 때 나도 모르게 예전 그 떄로 나도 가게된답니다.
그 땐 저도 연서엄마처럼 친구 얼굴을 허옇게 만들 일을 하곤 했는데, 물론 친구도 저에게 그런 일들을 했구요. 지나보면 아무일도 아닌 걸 가지고 말입니다. 지금 저때문에 얼굴 허애졌던 아이들은 뭘 하고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 "그 땐 미안했다." 란 사과를 지금이라도 하면 받아줄까요?
"엄마 어릴적에" 는 제목 그대로 엄마 어릴 적에 친구와 있었던 일들을 아이에게 얘기해주는 짧은 이야기인데요. 아이와 같이 보며 엄마는 엄마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엄마의 어릴 적 모습을 상상해보게되는 재미난 책이랍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지금 아이가 하면서 저한테 혼나던 일들을 예전 그 때 저도 했었더라구요.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 고민이 되네요.~
"그 땐"이란 이야기를 꺼내게 되니 예전 친구들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요? 친구와 나누던 시간들, 학교가며 나누던 비밀이야기들이 마구 생각나더라구요. 이제는 바쁘다는 핑계로 미뤘던 친구들과의 만남을 종종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들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이 생각하던 의젖한 엄마가 아니라는 생각에 아이들이 정말 깜짝 놀라게되는 건 아닌지 말입니다.
갑자기 어릴 적 나도, 또 그 때 그 친구도 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네요.